전문분야에 대한 부끄러운 자화상

처음에는
나에게 사건을 위임한
근로자의 간절함에
사업주의 억울함에

나의 지식 등 모든 것을 그들에게 바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정이입을 넘어…

이제 불혹을 넘어 지천명의 나이가 가까워짐에
조금은 부드러워져야 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이를 두고 단순히 열정이 엷어지고 패기가 사라졌다고 하기엔…
변명이지만 아직 마음은 약관입니다.

단지 세상을 바라보는 눈꼬리가 조금 내려앉았을 뿐입니다.

노무사로서
부끄럽지만
전문가 이전에 오로지 열정만이 넘쳤으며
그 어떤 세력에도 고개 숙이고 싶지 않았던 치기였지요

가장 유능한 전문가는
있는 듯 없는 듯이
스스로 자존심마저 의식할 수 없도록
가장 흔적없이 상처를 만져주는

스스로가
그림자같은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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