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의 첫날 산행이
그렇게 힘들줄을 몰랐다.
계속되는 깔닥고개정도로만 …
산행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쏟아지는 빗줄기에
금방 배낭은 무거워지기 시작했고
깔닥고개의 힘듬보다 배낭의 무게와
탐방로 돌계단으로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물에
100여 미터 전진
5분 휴식수준이 계속되는
죽을힘을 다하여
6시간여만에서야 노고단 고개에 올라섰다.
화엄사 계곡 입구부터
전날 내린 비로
계곡물은 굉음이었지만 …
비가 또 온다해도
부슬비 수준일거라며 호기를 부리는 칸의 의지에
입산통제임도 모르고 오른 것이다.
대피소 직원에게는 전화번호 변경미비로 질책도 받았지만
무사히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 할 수밖에 …
또다시
칸의 한마디
“사부, 이 정도면 다음엔 안나푸르나도 가능하겠다고 …ㅎㅎ”
한 주를
온전히 나만의 휴식으로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업후 지금까지 …
늘 휴식의 계획은 없었다.
끝남이 정확하게 예측되지 않는
업무의 특성상
그해 노사분규나 임단협이 종료되어야만
겨우 한숨돌리는 정도…
가끔 이런 모습을 두고
일(돈)도 좋지만
인생을 즐겨야 한다는 말에
그냥
지나가는 말로 치부했다.
나의 업무를
열정을 모독하는 …
한가해 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머리속은 늘 긴장된 일상
살아 움직이는 현장…
교섭당사자의 대리인에서
교섭당사자가 되어버린 압박감, 책임, 부담…
즐길 여유가 없는데…
처음인
이번 한주 동안 평일의 여행은
새삼
많은 것을 주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기슭의 운무처럼
슬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