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해촉

 

 

수석 부조합장 심복우의 징계해고와 더불어 노무고문 신황수를 해촉하였다.

심복우는 이미 두 번째 징계해고였다.

작년 1월과 올해 5월

작년에는 변 감사에게 한판 붙자고 했다.

올해는 영업소장에게 한판 붙자고 했다.

 

노무고문 신황수의 해촉은 간단했다.

징계절차도 없었다.

해촉서를 김 부장이 봉투에 넣어 전달하였다.

 

“수고했습니다. 이렇게 되어서 송구합니다”

 

한동안 물끄러미 봉투를 보고 있었다.

잠시 후 경리부직원에게 일이 있어서 먼저 퇴근한다며 갔다.

 

다음날 아침

‘까톡, 까톡’

 

안 사장의 문자다

 

“노원역 앞입니다, 커피한잔 하실 수 있는지요?”

 

최근 들어 안 사장은 노원역 앞에서 나를 보기를 원했다.

취임한 후 부터 매일 아침 일찍 노원역으로 나왔다.

교통정리를 한다며 운전기사와 수인사를 하는 등 꽤나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하루 이틀이다 말겠지 하였지만 거의 매일 노원역으로 왔다가 회사로 갔다.

출근하기 전에 뭔가를 묻고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빵집에서 만났다.

커피와 빵을 가져온 뒤

 

“신황수를 해임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아마 오늘 출근하여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앉아있을 겁니다,

그리고 진 사장에게는 모든 것을 보고 했을 것입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법적인 문제는 없습니까?”

 

“예, 출입은 금지시키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매일 노조 사무실로 출근하니… 고문역은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법상 해고 등 법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안 사장이 돌아간 후 총무부 김부장의 전화가 왔다.

신황수가 아침에 출근하여 자기는 해촉에 승복을 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법적인 투쟁을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능히 그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참 자존심도 없구만”

 

나는 결국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

샅바를 잡지 않고 싸우면 결국 난장판이 될 수밖에…

자리연연 …

모든 게 진 사장의 계획인 듯했다.

식물도 터전이 없이는 꽃 피울 생각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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