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해임

 

 

임시주총에서 최대주주 진 사장은 노원운수 경영진 전부를 동시에 해임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임시 주주총회 며칠 전

강 전무가 우일엽 등 자신의 심복들과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러나 우일엽의 마음은 이미 떠나 있었다.

진 사장에게 줄을 대기에 바빴다.

한 달여 전부터 우일엽은 이미 진 사장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통하여 진 사장과 줄을 대려고 발버둥 쳤었다.

강 전무는 모르고 있었다.

귀뜸을 했다.

오히려 우일엽에게 직접 물었다.

그런 일이 있느냐고…

나는 바보가 되었다.

 

강 전무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었다.

 

“전무님

우리가약하다고생각하니

모두다변하나봅니다.

주말내내생각한것은

전무님이진사장을 만나서

김단수가왜이렇게고분고분

진 사장에게손을내밀고조용해졌는지를

차분히설명하는것이최상일것같습니다

진사장도안사장처럼

현재는김단수를몰라서그런것아니냐

추후를대비하더라도

너무일방적으로한쪽말만을듣는건

안되지않느냐

현재진사장은오로지허위과장된

노조간부의말만일방적으로따르고있는것아니냐

현재상황에서는

진사장의마음을바꾸지않고는

되돌릴방법이안보입니다”

 

‘까톡,까톡’

 

“ㅋ그런가봅니다.

그때확인서진사장한테써줄걸

그랬어요

안사장한테보여줬더니

주지말라고

진사장이

그때부터바뀌었어요“

 

“우일엽허숭환등은이미강해졌다고

생각하는사람에게의지하려할뿐

약하고떠나갈것같은우리에게는전혀안움직입니다

전무님

안사장과는상관없이진사장을개인적으로만나

그동안작년부터의상황과김단수가약해지니

이제와서살살거리는거아니냐

전무님과의인연을강조하시고

지금김단수가전무인나에게욕을하는것은

그만큼내가부담스러워서그러는것아니냐

전무님현재는어느놈도전무님편이 아닙니다

진사장에게그동안인연을

그리고진짜구조조정을위해서라도…

손을잡아달라고…

진사장이회사에오기전에

찾아가셔서 …”

 

‘까톡,까톡’

 

“노무사님

괜찬아요

저도이제너무

싫증이나요

뭐그만두고

좀쉬고싶은마음이에요

몇년동안

너무고생이많았어요

이제지치고…

노무사님한테는

항상고마워하고있습니다“

 

“현재전무님의편이되어줄사람은

진사장외엔한명도없습니다.

어쩌면진사장도

전무님이손내밀길기다릴수도 …

어차피가장적임자이고

그동안인연으로나

도덕적으로도전무님을잡는것이맞거든요

미치지않고서야

전무님일대일로

잡으세요”

 

끝내 강 전무는 …

나의 조언은 늘 결정적인 순간 허공에 메아리가 되었다.

강 전무는 귀를 기울임에 집중하지 못함이 폐인이었고,

안 사장은 귀만 열어놓고 있었음이 폐인이었다.

나는 사람을 구슬리고 꾀는 재주가 없었다.

남들은 가짜도 진짜로 만드는데…

나는 진짜를 가지고도 …

졌다,

그들에게 …

해임이 되면서

강 전무는 진 사장에게 욕설과 고함으로 항변을 하였다.

그러나 이미 끝난 싸움이었다.

 

강 전무의 전화가 왔다.

해임됐다고 했다.

이제 쉴 거라고 했다.

 

진 사장에게

돈이 그렇게 많으냐고,

3개월 내에 제대로 경영 못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뒤통수 조심하라고,

심한 쌍욕을 하고도,

화를 못 이겨 때리려고 주먹을 들자 진 사장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피하려 하는 걸 차마 때리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떠나더라도 지금 노동조합에서 살생부를 만들어서 해고를 작정하고 있다는데 제발 그 짓은 하지 말라”

 

고 했다고 하였다, 진 사장도

 

“명심 하겠습니다”

 

라고 하였다고 했다.

 

나오다가 경리부에서 신황수를 만났을 때

 

“뭐냐?”

 

라고 하자, 신황수가

 

“난, 아, 저 아니에요”

 

라고 했다고도 했다.

사장실 안에서 벌어졌을 일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강 전무는 의외로 담담했다.

사람을 잘못 믿었다고 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모든 게 나의 잘못인 것만 같았다.

 

저녁 무렵

안 사장의 문자가 왔다.

 

“공정사회질서를유지하는

경제민주화는무엇을

기초로이루어짐니까?

집행거절이죄가됩니다.

노사문화의평화적발전에

많은것을얻고떠남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문자로만 답했다.

길게 할 수도 없었다.

 

“사장님전무님으로부터

소식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일간전화올리겠습니다.

건강챙기십시오“

 

다음날 김단수는 출근을 하였다.

 

‘사직서는 개나 줘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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