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친구

 

오래전 추억이다.

만 18세가 되지않아 공무원 발령이 늦어졌고

본의 아니게

그 해  7월까지   재수생이었다

 

놀면서 할 일도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통학열차를 타고  학원 수강생이 되었다

친구와 함께

덩달아 통학생이 되었다

열차시각에 맞추느라

둘이서 숨이 턱턱 받치게

허둥거리면서…

 

친구는 종합반학원으로,

난 단과반학원으로

갈림길

헤어지기 전

담배  한갑을  반으로 나누어

자신은 비닐봉지에  담고

온전한 담배갑은 나에게  주었다

“이따  역전에서  보자”

 

그  친구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심판이 지난 주에  있었다

승소했다

다행히…

 

오징어회를 시켜놓고…

판정을 알려주는 시각까지

조옴 긴장됐을까

 

이겼음을 알려주면서

자연스럽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술도 오징어도 달짝했다

 

벌써

여러번 째

노동위원회에  함께 했다.

부당징계, 부당전직

결국은 부당해고까지…

 

다음날

올라오는

버스안에서

예전

그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야, 너는 주간  대학 가라,  나는 야간 대학  갈께

호프집 하면서 …”

대학을  함께 가자는 것이었다

차마 그러자고 하지 못했다

그후 한참을 돌았다

 

창고에서 나락 두 가마를 정미소로 공간 이동시키고

받은 돈  절반을  주면서

“같이 술 마실래,  아니면  데이트 비용할래,  이걸로 너  꼴리는 대로 해라”

결국 꼴리는대로 하지 못했다

 

결혼식 날

“내가  식당을 알아볼께”

피로연 장소를  구하느라

정신없이  헤매었을 것이다

그 노고마저  잊고  살았다

 

친구도

나도

더불어  늙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  젊었던 시절의

추억은

한편의

시네마스코프로 다가온다

 

그런 친구의 사건을

늘 승소하였기에

정말

다행이다

더불어

추억이 느껴져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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