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사건

 

지난 금요일

코로나 시국이지만

함께 가기로 했다

마스크 잘 쓰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세종시까지

 

화물차들로 꽤 밀렸다

코로나로 모두 다 힘들다고 하지만

경제가 이제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건가?

 

도중에 비도 내린다

골고루 다 하나 싶다

 

해고 사건

초심에서는 이겼는데…

 

세종시에 거의 도달할 즈음

자는 줄로만 알았기에

곧 도착을 알리는데…

의뢰인의 아들이 심상치 않다

어디 아픈가?

멀미를 승차한 이후부터 바로

시작했다고…

그러면서도

연신 괜찮다고 한다

아뿔싸

차라리 기차를 타고 오게 할걸

내 맘에는 좀 더 편하게 해 준다는 것이…

 

그러고 보니

3시간여를 점심도 거르고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중노위에 도착하자 마자

모두 화장실을 찾았고

그 인내에

많이 미안했다

중간에 쉬고 갈까

한 번 물어 나 볼 걸…

 

바로 시작된 심판에서

갑론을박 블라블라

마지막 단계에

늘 묻는

중노위의 합의 제시는 거절했다

판정을 내려 달라고…

 

미리 내려오면서 물어 본 즉

계속 근무하고  싶다는 의견이었기에…

올라오는 길은

기차타기를 권유하였고

오송역에  내려주었다

 

결정이 몇 시에 나느냐고 알면서 묻는 의뢰인에게

그녀의 아들과 내가 동시에

“eight”

 

헤어질 때

의뢰인의

참을성 많은 아들이

수고했다며

악수를 청했다

 

멀고 먼  이국 땅에서

오랫동안 살아 왔지만

한국어조차 모르고 살아 온 의뢰인의 삶이

참 고단했겠다는 생각을 하며

올라오는데

 

또 다시 밀리는 차량 행렬에

길 막히는 답답함과 더불어

두 모자는 벌써 집에 도착했겠다는 생각 끝에

갑자기 엄습하는 불안감

혹시

재심에서

뒤집어지면…

재심을 당연히 이겨서

힘들게 살아온

모자가 좀 더  안정적이어야하는데…

 

내일은

나도 조금은 덜 힘들게…

어머니 기일이라

또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데…

 

 

옴 마니반메훔

멈춘 기억도 안 나게

암송했다

 

그리고

날아 든 메시지

“초심유지”

다행히 또 이겼다

 

이튿날

또다시 막히는 길을

올라오는 도중

친구가 묻는 말

어머니 잘 계시더냐

그래 여전히 잘 계시더라

 

아마도 어머니가

아들의 편안한

방문을 위하여

힘을 보태 주었나 보다

 

옴 마니반메훔

……

 

 ‘옴 마니반메훔(산스크리트어 oṃ maṇi padme hūṃ)’ 관세음보살의 자비에 의해 번뇌와 죄악이 소멸되고, 온갖 지혜와 공덕을 갖추게 된다는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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